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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넷] [양봉식 칼럼] 보이지 않는 것을 주목하라

하나멜 2025. 5. 3. 14:20

바울이 말한 내면 혁명

 

▲양봉식 목사(길과생명연구소 소장)

 

■ 시선의 문제

 

인간은 ‘보이는 것’에 민감하다. 눈앞의 성공과 실패, 쌓이는 숫자와 줄어드는 평판, 만져지는 물질과 드러나는 외형이 우리 삶의 중심축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러나 기독교는 늘 이 흐름을 거슬러 왔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4장 18절에서 전복적인 통찰을 제시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이 한 구절은 바울의 계시받은 복음의 핵심 중에 하나이다. 보이는 것에 붙잡힌 시선을 끌어내어, 보이지 않는 영원한 실재로 향하게 한다. 이것이 복음이 요청하는 인식의 전환이며, 성도의 삶이 걸어가야 할 존재의 궤도다.

 

우리가 보는 것은 현실(reality)이지만, 바울이 주목하라 말한 것은 실재(reality behind reality)다. 대부분의 성도들은 현실과 실재에 대한 분리를 할 줄 모른다. 이 땅의 현실은 실재라기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현실은 고난이 있고, 손해가 있으며, 부조리한 세상이 펼쳐진다. 이 현실을 부정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 현실을 어떤 태도로 바라볼 것인가이다.

 

성경은 그 모든 ‘보이는’ 것은 ‘잠깐’이라고 말한다. 반면,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 성령의 임재, 부활의 소망, 그리고 내면의 변형은 영원하다.

 

바울에게 있어서 '보이지 않는 것'은 결코 공허한 이상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더욱 확실한 실재이며, 우리가 붙잡아야 할 영원한 기준이다. 그 기준을 붙들지 못할 때, 우리는 쉽게 낙심하고 좌절하며, 순간적인 감정과 이익에 삶을 맡기게 된다.

 

인식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이 세대를 따라 사는 인식의 틀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틀에서 이 세대에 일어나는 것을 따라 배우며 이 땅을 살아갈 방법을 배운다. 그렇지만 이 방식은 옛사람이 살았던 방식이다. 새로운 피조물에게 요구하는 것은 이 방식을 떠난 새로운 방식의 전환점이다. 바울은 로마서 12장 2절에서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여기서 말하는 ‘이 세대’는 단지 문화나 시대정신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타락한 인간 문명의 사고 방식, 자기 중심의 관점, 성취 중심의 평가 체계 전체를 말한다. 바울은 이 세상의 방식과 언어, 가치의 틀 자체를 거부하라고 한다. 그리고 새로운 방식을 배우고 그 방식으로 살아갈 것을 요구한다. 

 

■ 마음을 새롭게 하라

 

그 방식은 ‘마음을 새롭게’ 하는 일이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적 전환이 아니다. 존재의 사유 구조 자체를 새롭게 하라는 명령이다. 더 이상 세상의 프레임에 반응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행동하라는 요청이다. 새롭게 하는 사유는 우리의 생각을 어디에 두는가를 말한다. 

 

■ 위를 바라보는 삶

 

골로새서 3장 2절은 더욱 직접적인 선언을 던진다.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위의 것’은 단순한 도피적 이상이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지금 통치하고 계시는 하늘의 세계이며, 하나님의 뜻과 통치 질서가 구현된 ‘실재적 공간’이다. 반면, ‘땅의 것’은 일시적이며 불완전하고, 자아 중심적인 흐름에 기반한 가치체계다. 즉 존재의 재정의이다. 우리는 영으로부터, 즉 말씀으로부터 시작된 삶의 존재이다.

 

이 말씀은 우리의 정체성과 사고의 중심축이 어디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다시 살아난 자는 더 이상 ‘땅’에 속하지 않는다. 하늘의 질서를 지닌 자답게, 그 사고도 위를 향해야 한다. 여기서 고민되는 일은 위의 것이 무엇인가이다. 위의 것은 영의 영역이며,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혹스러울 수 있다. 위의 것을 생각하기 위한 시작은 우리 삶이 있는 견고한 진을 깨뜨리는 일이다.

 

이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생각을 복종시키는 전쟁이다. 

 

가장 치열한 전쟁은 어디서 벌어지는가? 바울은 고린도후서 10장에서 그 싸움이 우리의 생각과 인식의 영역에서 일어난다고 말한다.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4, 5절)

 

여기서 ‘견고한 진’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에 자리 잡은 잘못된 신념, 거짓 자아, 왜곡된 세계관이다. 그 진은 자기 경험과 문화, 철학 속에서 굳게 형성된 일종의 인식 구조물이며, 진리 앞에서 해체되어야 한다.

 

이 작업은 단회적이지 않다. 매일의 삶에서 말씀과 성령의 조명에 의해 이루어지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인식의 복종 훈련이다. 모든 생각을 그리스도의 복음 아래 두는 것, 이것이야말로 바울이 말한 ‘강력한 무기’이다.

 

■ 세상 가치의 틀 거부해야

 

정리해 보자. 영적 프레임의 전환을 위해서는 첫째, 그리스도인들은 보이는 현실을 넘어 영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린도후서 4:18). 둘째는 세상의 가치의 틀을 거부하고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로마서 12:2). 셋째는 위의 것에 정체성을 고정하는 일이다(골로새서 3:2). 다섯째는 견고한 진을 파쇄하기 위해 모든 생각을 복종시키는 생각의 영적 전쟁에 임하는 일이다(고린도후서 10:4–5)

 

이것이 보이는 현실을 넘어 영원을 주목할 때, 우리의 삶이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게 한다. 

 

이 네 가지 통찰은 바울이 말한 영적 내면 혁명의 4대 축이라 할 수 있다. 바울에게 복음은 단순히 교리를 믿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세계 너머의 실재에 눈뜨는 행위이며, 자기중심의 인식을 깨뜨리는 정신적·영적 전환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단순히 미래의 천국을 기다리는 소극적 기대가 아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실재’에 기반한 삶을 지금, 여기에서 살아내는 적극적 실천이다. 고난 중에도 낙심하지 않고, 손해 중에도 담대할 수 있는 이유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믿음 때문이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주목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느 가치에 반응하고, 어느 기준에 따라 생각하는가? 

 

바울은 외친다.

 

“보이는 것을 넘어서라. 영원을 주목하라. 내면을 혁명하라.”

 

이것이 곧,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사고법이며, 삶의 방식이다.

 

양봉식 목사(길과생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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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의 문제인간은 ‘보이는 것’에 민감하다. 눈앞의 성공과 실패, 쌓이는 숫자와 줄어드는 평판, 만져지는 물질과 드러나는 외형이 우리 삶의 중심축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러나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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