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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목사 바람편지

하나멜 2022. 2. 9. 10:59

“ 제빵의 첫 발을 내딛다”

▲맑은바람전원교회 이승준 담임목사.

지난 3일(목)에 제빵수료식이 있었습니다. 제빵기능사가 아닌 그저 제과점 같은 빵을 만들어 각자의 교회 지역에서 전도용과 선교의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의 과정으로 10주, 즉 10번의 기본적인 빵을 만드는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작년 저의 교회에서 1년간 농촌 일손을 함께했던 선교사 목사님들과 함께 대화하고 추구했던 일들 가운데 하나가 선교지에서 선교사가 직접 먹거리 즉, 빵을 만들어서 공급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세계는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들이 세계적인 트랜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중 먹거리도 그러한데 우리나라의 길거리 음식도 선교지에서 많이 선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 떡뽁기. 김밥. 단팥빵 등 한국 음식을 너무 맛있어하기에 전도용으로도 많이 활용된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던 중에 우리도 제빵기술을 배워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한번 해보자는 것으로 의기투합하였습니다. 

그런데 제빵학원을 등록하기 위해선 비용이 수월찮게 든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갑자기 T국 선교사님이 말을 합니다. 자기의 어릴 적 친구가 **시에서 큰 빵집을 경영하고 있다는데 전국적으로도 꽤 유명한 빵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T국 선교사님에게 “네가 선교사로 나간다고 하니 너를 비롯한 선교사들에겐 언제든지 원하면 빵 기술을 가르쳐 주겠다”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고향에 내려가는 길에 그 친구를 만나서 그때 그 말이 아직 유효하다면 우리 모두가 가서 빵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주간의 시간이 흐르고 T국의 선교사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시의 친구는 T국 선교사인 자기 한 사람만 제빵기술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기는 뒤로 미루고 있는 가운데 다른 방법이 생겼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T국 선교사님의 신학교 동기인 어느 조선족 목사님이 제과제빵과 커피 바리스타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형편을 이야기했더니 수강료도 실비로 해주기로 하였다면서 그곳에서 배우면 어떻겠느냐기에 두말없이 수락했습니다. 그런 연고로 10주간의 과정을 마치게 되어서 수료증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이제 수료한 과정은 아주 제빵의 초보적인 단계이고 앞으로 심화과정으로 들어가서 맛있는 자기만의 빵을 연구 개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귀농 귀촌자들을 대상으로 사회적기업 교육 후 수료증을 들고 기념 촬영.

빵을 배우던 기간 중에 ‘사회적경제파트’ 안에 속해 있는 도시재생, 사회적기업, 국가 뉴딜 사업 등을 컨설팅해주는 친구 목사에게 어떤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지금 배우고 있는 제빵을 테마로 삼아 평소 구상하고 있던 저의 생각을 사회적기업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내어서 지원을 받아보라는 말이었습니다. 

마침 충북에서도 사회적기업으로 진입하는 초기 단계의 창업자들을 모집한다고 하니 한번 응모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 목사의 협조를 받아 구상했던 것을 문서화해서 응모하였습니다. 가서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중에 특히 젊은이들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음으로 그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고 또 정부는 그들을 통해 사회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 고용지표가 올라가며 그리고 국가가 미처 손쓸 수 없는 세미한 부분들을 이 사회적기업들이 어느 정도 해소해 줌으로써 국가의 사회복지를 충당하는 일환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취지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 곳에 저도 응모를 한 것인데 경쟁이 치열한 ‘사회적기업’으로 가는 여러 과정 중, 이제 겨우 1차 서류심사대상으로 선발이 된 것입니다. 그 사업의 주된 내용은 5~60대 시니어들이 도시에서 은퇴를 하고 귀농 귀촌을 하는 과정 가운데 가장 큰 애로점은 현지에 정착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귀농한 저 같은 사람들이 사랑방 같은 이 사업장에 모여서 원주민과 교통하며 농사 기술 등을 함께 공유하면서 농번기에는 원주민에게 노동력을 제공해주며 또 농한기나 일이 뜸한 농간기에는 제빵을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게 해주기도 하고 또 거기서 나온 빵들을 귀농자들의 연고가 있는 지역사회나 온라인을 통해 판매함으로써 귀농자가 현지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구상한 사업의 주된 골자입니다. 

물론 이것은 표면적인 것이고, 저의 속내는 목회자로서 귀농 귀촌자들에게 이런 과정을 통해 선교하는 것이 저의 사업계획의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주목할만한 것은 이런 일련의 일들이 물이 흘러가듯이 무리 없이 진행되어간다는 것에 감격스럽다는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심층 면접과 PPT를 통한 프레젠테이션이 아직 남아있지만, 이 또한 주님의 돌보심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든 결론이 날 것입니다. 되게 하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요 탈락되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겠지요?. 분명한 것은 우리는 단순한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닌 생명의 빵을 만들어 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의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다 죽었지만, 하늘에서 내려 온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요6:48-50)”(공동번역)

이승준 목사는 제천시 덕산면에서 농사를 지으며, 맑은바람전원교회를 섬기고 있다. 군인교회인 새벽이슬교회도 함께 섬기고 있다. 농부이면서 시인이다. 저서로는 <월악에 내리는 눈>(좋은바람)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