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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송태정 목사 갑골한자 해석

하나멜 2022. 2. 4. 20:35

향기로운 소제(素祭)의 냄새가 향기롭다 - 향기로울 향 香

향기롭다는 향(香)자는 하나님께 곡식(禾)으로 제사 드리기 위해 솥에 삶아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소제(素祭)의 냄새가 달콤하고(甘) 향기롭다는 글자이다.

우리는 향기(香氣)롭다는 향(香)자는 대부분 꽃의 향기로 생각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꽃의 향기에 대해서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향기로울 향(香)자는 꽃의 향기가 아니라 솥에 곡물이나 떡을 쪄서 하나님께 드리기 위하여 삶고 있는 냄새가 향기롭다고 하여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향기로울 향(香)자이다.

어렸을 적 보리밥만 먹고 살던 시절, 명절에 쌀을 솥에 넣고 불을 때고 있으면 냄새가 올라오는데 필자에게는 가장 향기로운 냄새로 기억이 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도 식당에 가면 좋은 쌀로 밥을 해서 내 오면 그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갑골문에 보면 희생 짐승을 잡아 불로 태워드린 제사들이 있었고, 또한 곡식을 삶거나 그 곡식을 빻아서 떡으로 쪄서 드린 제사들도 다양하게 존재했었다는 것이 갑골문이나 고고학 제사 기물들로도 증명이 되었다. 학자들은 갑골문 당시에는 하루에 두 끼 식사를 했었다고 한다.

갑골학의 대학자인 진몽가와 이학근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商)나라의 최초의 한자 갑골문자(甲骨文字)는 예제(禮制:제사의 예를 행하는 제도)와 관련되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했다. 무슨 뜻이냐면 갑골문자는 모두 제사의 예를 올리면서 신의 뜻을 물었던 신탁(神託)의 글자이기 때문에 제사와 관련하여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갑골학의 종사(宗師)라 불렸던 호후선은 갑골문을 창제했던 상(商1250-1046 B.C)나라 종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상제(上帝)라고 불리는 하나님 숭배였다고 한다.

▲향기로울 향.

그렇다면 향기로울 향(香)자로 쓰인 최초의 한자 갑골문을 보자. 위의 ➀➁번이 향기로울 향(香)자이며, ➂번은 벼 화(禾)자이다. 향기로울 향(香)자에 대하여 학자들은 ‘벼 화(禾)자는 모든 곡식을 대표하는 글자이며,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점들은 찌고 있는 솥에서 향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김을 표시하고 있고, 맨 아래에 있는 글자는 지금은 가로 왈(曰)자로 쓰고 있으나 달 감(甘)자의 생략형으로 그 향기가 달콤하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성경의 기록에서 곡식으로 드려지는 소제(素祭)를 살펴보자. 레위기 2장에 보면 고운 가루에 기름을 붓고 유향을 놓아 불사르는 것으로 하나님께 향기로운(香) 냄새의 제사이다. 레위기 2장 7절에 “네가 냄비(솥의) 삶은 것으로 소제를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와 기름을 섞어 만들지니라.”(개역성경)고 했다. 그렇다면 여기에도 솥에 삶아 드렸던 소제물이 있었던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난 후에 역시 번제단 위에 불살라 드려야 했는데 이것은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였다고 했다(레2:9).

그런데 여기에 꼭 포함되어야 할 재료가 바로 유향이다. 그 유향을 넣어서 향기로운(香)의 냄새로 기념물이 되게 하셨다(레2:16절). 곡식으로 드린 제사인 소제(素祭)도 결국 메시야의 몸이 빻아지고 깨트려져 드려야 할 번제의 성격을 갖는다.

유향(乳香)으로 쓰인 히브리어 ‘레보나’는 일종의 유향관목에서 껍질을 벗겨서 나온 것으로 굽거나 찌는 곡식으로 드려지는 제물에 더하여 향기로운 냄새가 나게 했던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에 그 온몸에 채찍으로 찢기시고, 머리에는 가시 면류관 쓰시고, 손과 발에 대 못에 박히셔서 그 쏟으신 진액의 피로 생명의 향기가 되어 주셨던 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한 알의 밀알이라고 하시면서 한 알의 밀이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고 하신다(요12:24). 그리고 그 분은 다섯 개의 빵으로 남자만 5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배불리게 하는 표적이시며, 또한 그를 믿고 먹는 자에게 영원히 주리지 않고 목마르지 않게 하는 생명의 빵이 되어 주셨던 것이다(요6장).

기념물로 불살라드리는 소제가 하나님께는 향기로운 냄새(레2:2)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쓰인 히브리어 ‘레하흐 니호아흐’는 ‘달래는 향기’, ‘진정시키는 향기’, ‘편안하게 하는 향기’로 이것은 소제물을 통하여 하나님과 제물을 드리는 자의 죄가 사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레위기 2장에 보면 곡식으로 드려지는 소제에는 반드시 넣지 말아야 할 것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꿀과 누룩이다. 꿀은 혀를 달콤하게 하는 것이며, 누룩은 반죽을 부풀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꿀을 첨가하여 그들의 귀를 달콤하게 하는 변질된 복음과 그리고 세상의 것으로 부풀려서 전하는 변질된 복음은 전하지 말아야 한다. 사도바울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이 되셨기 때문이다(고전5:7).

성경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향기(香氣)라고 한다. 생명에 이르게 하는 향기가 있고 사망에 이르게 하는 냄새가 있다고 하신다(고후2:15-17). 곡식이 쪄져서 향기를 뿜어내려면 삶아져야 하고, 떡이 향기를 내려면 빻아지고 쪄질 때에만 그 향기를 낼 수가 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여전히 내 안에 고집과 자존심, 그리고 성격이 살아 있어서는 그 분의 생명의 향기를 나타내지 못하고 주변에 사망의 악취만 진동시킬 뿐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이미 죽은 자들이다. 우리는 날마다 영원하신 성령으로 하나님께 드려져 세상 사람들로 생명을 얻게 하는 생명의 향기(香氣)를 발하는 그리스도의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다.

 

송태정 목사

성경적 갑골한자해석연구소 대표

석사논문<구약의 제사와 중국 갑골문의 제사에 나타난 희생양의 연관성 연구>

순복음해남교회 목사